대구염색산단 근본 해결책 시급하다
대구시 염색산단과 3공단의 인접 17개 동 주민의 호흡기 질환 유병률이 대구시 전체보다 높게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염색공장이 밀집한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유난히 폐결핵이나 천식 비염에 시달리는 사람이 유달리 많은 이유가 공단의 독성물질 때문임이 밝혀진 것이다. 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기온이 올라간 요즘 낮에도 집집마다 창문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케 한다.
수십 년간에 걸친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마침내 환경부가 정밀 대기분석에 나선 결과, 신경독성물질로 알려진 톨루엔을 비롯해 디메틸포름아미드, 클로로폼 등 유해물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대여섯 배나 높게 나왔다. 20년 이상 염색산단이 운영되면서 독성물질이 주변 지역 환경과 인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염색산단 인접 지역 주민의 호흡기 질환 유병률은 대구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 만성 기관지염 유병률은 시내 전체보다 남성은 27%, 여성은 13% 높게 나왔다. 급성기관지염도 남성이 7%, 여성이 20% 많다. 아이들은 타지역보다 월등히 심각한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다.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릴 것은 당연한 일이다.
3공단이 처음부터 도심에 들어 선 것은 아니다. 변두리에 있었으나 도시가 커지면서 도심 한 가운데로 바뀌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것이다. 대구 카톨릭대의 양원호 교수의 말처럼 분지여서 밤에는 체가 되고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장 이주가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북구청의 말을 들으면 땅값이 워낙 비싸서 행정당국으로서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오염물질 배출규제를 강화하고, 공단 주변 녹지화사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절충안인 셈이다. 평리 6동에 35년째 거주하는 서명선씨는 “가족 중에 병 없는 사람이 없다”며 “기준치 이하라고 주민들의 고통을 나몰라라 했던 행정 당국이 이제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막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고충을 참작하여 급한대로 독성물질과 악취 배출을 엄격하게 규제라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인내심과 포용력을 감사할 일이다.
국립환경원은 주민설명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을 환경부에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가장 빠른 시일에 정부 국립환경원 대구시는 근본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염색공단은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에 따로 환경배출시설을 완벽하게 갇춘 새로운 염색공단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 이다.
대구일보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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