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심공단 “호흡 SOS”
염색·서대구·3공단 인근 주민 만성기관지염 유병률 높아
주변 22%가 독성물질 기준치 초과…미세먼지 오염도 심각
대구의 대표적인 도심산업단지인 염색공단과 3공단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질환 유병률과 대기오염 노출정도가 대구의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올 6·4지방선거 때 해당 지역의 중요한 선거전 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대구지역 염색공단·서대구공단·3공단 주변 17개 동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2013년 4월18일~12월18일) 자료에 따르면 염색공단 주변 지역민의 만성 기관지염 유병률은 대구시 전체보다 남성은 27%, 여성은 13% 각각 높았다.
급성 기관지염은 남성이 7%, 여성이 20%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1년간 알레르기성 비염치료 유경험자도 다른 지역보다 3.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들 지역의 대기오염 정도도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단과 인접한 서구 상중이동과 북구 노원동의 대기오염측정소에서 2008∼2012년 측정한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62.5㎍/㎥로, 연평균 기준치(50㎍/㎥)를 크게 웃돌았다. 이산화질소 농도 역시 연간 기준치 0.03ppm을 초과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 주변지역 주민들은 톨루엔, 디메틸포름아미드(DMF), 클로로폼 등 독성물질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독성물질의 농도는 각각 73.6㎍/㎥, 23.2㎍/㎥, 10.8 ㎍/㎥로 측정됐다.
이는 비교조사를 위해 실시된 수성구(13개동)의 11.4㎍/㎥, 4.8㎍/㎥, 5.8 ㎍/㎥보다 훨씬 높은 측정치이다. 특히 DMF의 경우, 공단 주변은 22%, 주거지인 수성구는 0.3%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염색공단 주변의 서구 주민들은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문제 해결을 줄곧 요구해 왔던 안효원 서구 평리6동 새동네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염색공단을 악취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주민건강과 관련해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아울러 공단 인근 지역을 녹지화하는 등 환경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구청 한 관계자는 “3공단은 서대구공단과 함께 도심공단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있다”며 “순차적으로 환경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공단 이전 문제는 현실적으로 당장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정부 조사결과로 인해, 10여년 전부터 논란이 됐다 최근 잠잠해진 염색공단 이전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4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선거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영남일보 박종진기자 2014-03-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