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발전 위해 특단의 대책 세워야 한다

건국 이후 처음으로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앞질렀다는 소식은 무척 흥미롭다. 광복 무렵만 해도 170만 명 정도나 인구수에서 뒤지던 충청권이 호남권을 앞섰다는 것은 단순히 지역 간 인구 규모의 차이라는 수준을 넘어 그로 인한 정치ㆍ사회적 함의가 적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충청 인구가 호남 인구를 넘어서게 된 것은 아무래도 지난해 7월 세종시의 정부종합청사가 완공돼 여러 정부 부처가 그곳으로 이전하면서 많은 인구가 유입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밖에도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던 기업과 공공기관이 수도권 규제로 인해 서울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게 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충청권은 서울에서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요인으로 인해 ‘서울 공화국’에 대한 규제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이에 비해 영.호남은 그런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충청권만의 인구 증가라는 결과는 역설적으로 수도권 규제만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는 데 그다지 효과적인 정책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서울 공화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자금과 권력을 지역별로 보다 과감하게 분배하지 못한다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에서 수도권은 날로 팽창, 이젠 충청권마저 수도권으로 불린다. 그 이유는 지난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대학신설금지, 기업입지 규제, 개발사업 제한으로 최대 수혜지역화 된 때문이다.

실제 충청권은 수도권 규제란 풍선효과로 엄청난 반사이익을 챙겼다. 2010년 충남의 GRDP는 3천801만 원으로 전국 평균(2천405만 원)보다 1천400만 원가량 많았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도 2위며 올해는 전국 제1의 부자동네가 될 것으로 보인다.

GDP 증가율은 더욱 놀랍다. 최근 10년간 114.8%로 다른 지역 평균의 두 배가 넘는 격차로 1위를 기록했다. 10년 전 1만 달러를 겨우 넘던 지역이 10년 사이에 3만 달러에 이르는 곳으로 변했다. 연평균 8.2%를 성장, 천지개벽할 일이다. 그래서 충청만 웃었다.

이는 규제에 묶인 수도권과 접한 지리적 근접성도 있지만 선거의 덕을 톡톡하게 챙겼다는 분석이다. 충청권은 과거 여러 차례 대선에서 소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다.

영호남이 분열돼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과정에서 정치적 순간마다 역할을 해왔고 대전 대덕연구단지, 세종시 건설과 최근 첨단의료복합단지, 과학벨트 선정 등도 이 지역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를 두고 지방도 양극화된 현실에 직면, 영호남도 대통령 출신지역만 내세울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분권운동을 재점화, 2002년 대선 때 화두였던 ‘지방분권운동’을 다시 정국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한 지방분권으로 영호남을 위한 발전전략이 시급하다.

지난 2012년 사천에서 지난 2008년 이후 5년 만에 영호남의 시도지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회의를 가졌다. 지역 간 협력을 위항 목적도 있지만 비대화되는 수도권과 날로 위축되는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수도권 위주의 성장 정책을 지양하고 헌법에 명시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선(先) 지방 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 합리화’ 정책과 획기적으로 지방분권을 가속화할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하지만 그 후 분권을 통한 경쟁력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세계적 추세지만 현실은 되레 충청권의 수도권 편입 현상을 몰고 오듯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영호남 시도지사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균형 발전에 대한 입장을 한목소리로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도록 촉구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피폐해가는 영호남의 발전을 위한 절박한 요구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더 정치권을 옥좨 반드시 선거 공약화하도록 해야 한다. 2014년은 지방선거의 해다. 언제까지 서울공화국의 내부 식민지로 불려야 하는가. 추풍령 이남에도 2천만 명의 백성이 살고 있다.

경남매일 2013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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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기업 49% 충청ㆍ21% 강원 이전

수도권 기업 지방 이전 재정지원제, ‘확대’만 부추켜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을 위한 지원제도가 특정지역을 위한 지원제도로 전락해서야 국가 균형발전이란 하세월 입니다.”

정부가 수도권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 2004년부터 추진한 ‘수도권 기업 지방 이전 재정지원제’가 되레 수도권 ‘확대’만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도 시행 후 경기에 이어 충청ㆍ강원까지 ‘수도권’화하고 영호남은 ‘소외권’지역으로 전락하는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나오고 있다.

경남도 등 광역지자체가 지식경제부를 통해 파악한 ‘최근 9년간 수도권 기업 연도별 지방 이전 업체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지방으로 이전한 수도권 기업은 총 2천100개다.

이 가운데 충청권으로 절반인 1천31개(49%)가 이전했고, 강원도로 445개(21.2%)가 옮겨 두 지역이 전체의 70%를 독식했다는 것이다.

이외 경남의 10개 업체를 비롯해 부산ㆍ울산시를 포함해도 20개 업체를 밑돌며 대구에는 17개, 경북에는 49개의 수도권 기업이 옮겨왔을 뿐이다. 이 외 이전 기업 수가 100개를 넘은 지역은 충청권과 가까운 전북(353개ㆍ16.8%)이 유일했다.

따라서 기업들의 눈에 충청ㆍ강원권까지 수도권으로 비치게 한 기업 지방 이전 정책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세종시의 수정론과 관련, 경남도의 산업단지 평당 평균 100만 원보다 터무니없는 싼값의 40만 원대에 거론되는 산업용지분양론도 지방활성화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 대상을 수도권 기업 본사 지방 이전에만 국한하고 새 분야 신규 투자는 제외하는 바람에 수도권 인근 지역에만 기업 이전이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 투자의 경우 서울에서 먼 곳도 고려하지만 기존 업체의 이전은 연관 업체가 많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경남도 관계자는 “충청도는 더 이상 지방이 아니란 인상을 업체관계자들로부터 받았다”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권과의 거리에 비례해서 기업 이전 및 신규 투자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남매일 2013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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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발전 빈말… 경부울 찬밥신세
수도권 이전기업 70% 충청ㆍ강원에… 지역은 0.9% 불과

경남을 비롯한 부산ㆍ울산의 미래는 밝지 않다. 수도권 완화에는 한 목소리였지만 충청 등 중부권의 비대화를 가져오게 한 원인을 제공, 영호남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수도권 규제가 강화돼도 충청, 강원권에만 기업이 몰리고 있다.

따라서 충청권과 강원권은 사실상의 수도권으로 변방은 영호남에 그칠 뿐인데다 수도권 과밀 억제를 위해 제정된 수도권 규제법이 유명무실한 사례는 규제법을 요리조리 피해가는 특례법이 남발되면서 기업들이 지방을 쳐다보지 않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각종 규제 완화 움직임에 수도권은 충청권과 강원권까지 비대화했고, 국토균형발전을 기대한 경남 등 지방 소외는 가속화되는 실정이다.

실제 10월 현재 충청권의 인구(526만 8천108명)도 호남(525만 979명)보다 1만 7천129명이 많지만 국회의원 수는 5명이 적다. 더욱이 충청권 인구는 최근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9년 대비 2012년 인구 증감률은 충남이 6%, 충북이 2.9%다. 전북(1%) 전남(-1.5%) 경북(0.3%) 경남(2.7%)을 모두 웃돈다.

따라서 부울경의 상생발전을 넘어 수도권에 대칭되는 당일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지역 간 의사결정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기업 유치를 둘러싸고 충청ㆍ강원권과 영ㆍ호남권 간 대립각이 형성되고 있다.

수도권 규제에 따른 혜택은 충청권이나 강원도로 확대됐을 뿐 영호남은 찬밥이어서 수도권에서 영ㆍ호남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투자보조금을 확대하겠다는 ‘지방투자금보조금제도’에 대해 충청권 자치단체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영ㆍ호남권 시ㆍ도지사들도 공동 대응 방침을 밝혀 비수도권 자치단체들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경남도를 비롯해 부산과 대구, 광주와 전남 등 영ㆍ호남 8개 시ㆍ도지사는 지난해 사천시청에서 영ㆍ호남 시ㆍ도지사협력회의를 갖고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발전 정책을 먼저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다.

회의에서는 또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이 영ㆍ호남권에 비해 충청ㆍ강원권으로 편중된 비율이 높다는 점도 거론,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경제력을 영ㆍ호남권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자치단체들이 적극 나서 총선ㆍ대선에 정당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실제 수도권 규제책으로 대전 등 충청권은 1980년대 규제 후 세수증대, 인구유입 등 효과를 거뒀고 50년 만에 준 수도권 인구가 충청권 대량유입 되는 등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계청은 수도권 인구유출이 충청권으로 유입됐고 영남권은 2만 6천명, 호남권은 2천명의 유출을 기록했다고 밝혀 균형발전은 빈말임이 입증된 것이다.

중부권의 인구 팽창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부동산 등 돈의 흐름과 직결된다. 2010년 충남의 GRDP는 3천801만 원으로 전국 평균(2천405만 원)보다 1천400만 원가량 많았다.

영ㆍ호남권에서 수도권 기업의 이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최근 지식경제부가 수도권에서 먼 거리에 위치, 기업유치가 어려웠던 지역에 대해 수도권 기업이전 보조금 등의 국비 지원과 기업지원 비율을 상향 지원키로 한 지방투자보조금제도 개편안 발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충청권의 경우 정부의 개편안은 수도권 기업의 충청권 이전을 어렵게 하는 개악으로 규정, 즉각적인 반발에 나서 영ㆍ호남 지역에 대한 투자보조금 확대 안을 충청권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허성곤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중부권만 비대하게 발전시킨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발전 동력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수도권과 중부권에 집중된 생산, 정책, 인재 등 다양한 자원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의 이익과 맞물린 첨예한 사안에 대해 비수도권 자치단체들 간 편 가르기 양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라며 “올 선거와 관련, 정치권까지 가세할 경우 대립전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규제 완화 조짐에 수도권을 제외한 국내 기업의 지방유치는 더뎌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 정책성과’ 자료에 의하면 ‘지방 투자 촉진 정책’이 시행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지방에 공장을 신ㆍ증설한 기업은 수도권보다 현저히 적었다.

정부는 기업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하거나 신설 또는 증설, 복귀할 때 지자체가 기업에 주기로 한 보조금의 70%를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9년간 이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ㆍ도에서 530개로, 연평균 58개, 13개 지방 평균 4.4개로 그 실적이 저조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충청 강원권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지방 가운데도 기업 유치 실적이 높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기업 유치로 보증금을 받은 지역 가운데 충남이 총 125개 기업(141건)을 유치해 실적이 가장 높았다. 80개 기업(115건)을 유치한 강원과 54개 기업(71건)을 유치한 충북은 각 2, 4위를 기록해 충청 강원 지역에서 259개 기업(327건)을 유치해 같은 기간 지방으로 간 기업 수(530개)의 절반에 육박한다.

기업 유치 실적은 지원받은 국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국비 지원액(5천123억여 원) 가운데 30%에 이르는 1천500억 원이 충남에 지원됐고, 충북(805억 원), 전북(561억 원), 강원(54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일각에선 수도권과 가까워 통근권에 있는 충청ㆍ강원 지역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1년 국내 인구통계에 따르면 1970년 인구 통계 작성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인구가 빠져나갔다. 반면 충청ㆍ강원 등 중부권은 3만 5천 명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있는 아산시, 대산산업단지가 있는 서산시 등은 중소기업 산업단지가 발달한 천안시와 함께 수도권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다.

중부권의 인구팽창은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으로 이어진다. 2011년 충남의 1인당 GRDP는 3천642만 원으로 전국 2위를 기록해 전국 평균 2천496만 8천원보다 1천100만 원 이상 많았다.

영남권에는 국비 지원도 인색했다. 대구ㆍ경북과 부산ㆍ경남ㆍ울산 5개 시도가 기업 유치로 받은 국비는 711억 1천만 원으로 전체 지원액(5천123억 3천만 원)의 13.9%에 불과하다. 5개 시ㆍ도를 합쳐도 충북 지역 지원액(805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호남권 3개 시ㆍ도도 1천128억 5천만 원을 받았지만 영남권에 비하면 호사롭다. 비수도권 사이에 벌어진 격차는 영남권을 더욱 소외시키고 있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없다. 오히려 경기회복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규제의 고삐를 풀어가는 형국이다. 어렵게 시행된 규제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풀렸지만, 다시 묶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수도권 배불리기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 울산 경남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더욱 단합된 힘이 발휘돼야만 수도권과 대칭되는 경남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동남권 신공항의 무산도 정부발표와는 달리, 부산 가덕도와 밀양 간 유치경쟁이 가열, 대구경북과 부산시와의 대결로 무산된 결과란 게 그 이유다.

이와 관련, 이상훈 경남도 투자유치과장은 “충청 등 중부권의 비대화를 가져온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영ㆍ호남권으로 동력을 확산시킬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매일 2013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