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대구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2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지역 국회의원, 구청장과의 현안 간담회에서 대구시는 4개 분야 12개 사업을 장기정책과제<표>로 제시하고,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간담회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화기애애 했지만, 신공항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은 시와 정치권의 확고한 협조를 숙제로 남겼다.

이날 간담회는 대통령 선거일 60일 이전부터 자치단체장의 정당행사 참여가 일절 불허됨에 따라 새누리당과 대구시의 당정협의가 아닌 무소속 군수(김문오 달성군수)와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까지 참석하는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남부권 신공항에 대해 대구시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주도하에 국제용역을 통해 입지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신공항을 놓고 부산시는 김해공항을 부산권역내인 가덕도로 이전하는 사업이 돼야 한다며 대선후보들을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대선 승패와 연계된 민감한 사안으로 간주하고 현재까지는 공식 결론을 내고 있지 않다.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이날 “원하는 방향이 되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구시가 야심차게 구상중인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에 대해서는 입체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은희 의원은 “도청이전과 후적지개발 국가지원을 담은 특별법 제정안이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는데, 법이 통과될 때까지는 앞서가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법 통과가 핵심사안인 만큼 이를 지켜보면서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대구시는 북구 산격동 도청 후적지(14만3천㎡, 4만3천평)에 대해 공공기관 혹은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시설 건립안(1조원)을 구상중이다. 내년 7월을 목표로 용역이 진행 중이다.

또 대구경북 취수원 이전과 관련, 이재술 대구시의회 의장은 “취수원은 상류로 더 가야 한다. 안동댐이 최상이고 최소한 상주보 위쪽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취수원을 구미광역취수장으로 계획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구청장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눈길 끄는 아이디어성 제안도 내놨다.

조원진 의원은 “명품도시는 물과 친숙한 도시”라며 “낙동강에서 대구 도심까지 배를 타고 들어올 수 있도록 복개하천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폐쇄된 두류정수장을 활용하면 낙동강 물을 도심까지 끌어올 수 있고, 또 덮인 주요 하천을 복원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재옥 의원도 “달서구 진천천에 물이 흐르지 않아 악취가 심하다. 2차 정비시 물을 흘려보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의원은 “각종 연구개발(R&D)사업이 펼쳐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연구원을 위한 연구소가 될 뿐, 시민이나 지역경제에 기여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꼭 필요한 사업을 추려서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호영 의원은 1호선 하양연장의 내년 예비타당성 통과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고, 이종진 의원은 1호선 국가산단 연장노선의 B/C(비용대비 편익) 끌어올리기를 강조했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향교 주변 정비, 이재만 동구청장은 이시아폴리스-유통단지 연결도로망 구축을 제안했다.

임병헌 남구청장과 이종화 북구청장은 “광역시 자치구가 공무원 봉급과 복지비를 지출하면 한푼의 여유 예산도 없다”며 “국회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하소연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