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47일 앞둔 2일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는 김범일 시장 등 대구시 관계자들과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 구청장·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 간담회’가 개최됐다.

당초 지역 국회의원 12명 모두가 새누리당 소속이어서 대구시-새누리당 당정간담회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하자 명칭을 바꿨다.

또한 대구시의 업무보고까지만 공개하고 국회의원들의 발언과 대구시와의 협의과정은 비공개로 진행하려 했지만 이것 역시 선관위가 문제 삼자 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열린 당정간담회는 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예정된 회의시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50분까지 채 2시간이 못됐다. 그나마 의원들이 회의장에 3시30분을 넘겨 입장하는 바람에 실제 회의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주호영 대구시당위원장(수성을)의 인사말과 김범일 대구시장의 인사말, 대구시의 업무보고를 하고나자 의원들에게 주어지는 발언시간은 1인당 3분에 불과했다. 그나마 1~2분에 그친 의원도 있었다.

간담회의 목적인 대구시의 내년도 국비확보와 정책에 관한 협의를 하기에는 의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었다. 당장 현장공무원들은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가 내년 예산을 위한 예산심의가 코앞인 상황에서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의원들은 대구에 오기 위해 최소한 3시간을 사용하고 고작 3분 동안 ‘협의하고 논의’한 셈이다.

시간이 없다보니 대구시와 시민들이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던 간담회는 기대 이하였다. 상당수 의원들은 대구시가 내년 예산확보를 위해 고생했다는 격려성 발언을 늘어놓았고 일부 의원들은 내년 예산이나 정책과는 상관없는 자신의 지역구 사업을 대구시가 챙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나마 조원진 의원(달서병)이 다른 의원들의 양해를 거쳐 대구취수원 이전, 대구총인시설, 낙동강 수변개발, 2015년 물포럼에 관한 적극적인 협조와 함께 대구시의 노력을 촉구했고, 특히 새로운 국비확보 방안의 하나로 성당못~대명천~낙동강을 잇는 뱃길사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상훈 의원(서구)도 현제 지경부가 진행하고 있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 중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전체 9개 중 4개에 달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러한 R&D사업들이 과연 지역경제와 대구시민들에게 좋은 파급효과를 주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난방식의 사업추진을 통해 오히려 지방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경계하는 지적으로 현장 공무원들도 상당히 수긍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대구시 공무원 출신이면서도 균형 있는 감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편 12명의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이한구 의원(수성갑)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업무로 인해, 유승민 의원(동을)은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때문에 불참했으며 초선인 홍지만 의원(달서갑)의 경우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해외출장으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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