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ㆍ겨울 요금폭탄 가능성 커
`주먹구구식` 산정체계 지적도
국정감사서 뜨거운 감자될 듯지난달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받아본 전력요금 고지서에 화들짝 놀란 이들이 많았습니다. 자신이 사용한 전력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의 고지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력요금 폭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전력요금 산정체계가 주먹구구식으로 불합리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게 했는데요. 이는 다름 아닌 주택용 전력요금에 적용되는 누진제 때문이었습니다.
주택용 전력요금 누진제는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높은
단가를 적용하는 제도로 1974년 제 1차
세계 석유파동을 계기로 서민층을 보호하고 전력소비 절감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도입 이후
국제유가 및 전력수급 여건 등에 따라 누진단계 및 누진율이 변동돼 왔으며 지난 2004년부터 주택용 누진제는 6단계(월 100㎾h단위)로 구성됐으며 누진율(1단계와 6단계 전력량요금 비율)은 현재 11.7배 차이가 적용 중입니다. ▶표 참조
지난해 기준 월 300㎾h 미만 사용 호수는 전체의 66.8%로 이들은 평균 단가 미만의 요금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평균단가 수준의 요금을 납부하는 월 300∼400㎾h 사용 호수는 전체의 24.7%, 평균단가 보다 높은 요금을 부담하는 월 400㎾h이상 사용 호수는 전체의 8.5%로 상대적으로 낮은 요금을 납부하고 있는 이들의 비율이 2배 가량 많습니다. 그러나 냉난방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하계와 동계 시즌에는 전력사용량이 급증해 평균단가 수준
이상의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폭염과 열대야, 한파와 폭설 등 기후 변화와 에어컨 등 가전기기
보급 확대 등 환경적 변화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전체의 40.98% 였던 월 300㎾h 이상 사용가구 비중은 올 2월에는 42.02%로 증가했으며 8월에는 절반에 가까운 47.2%까지 늘어난 상태입니다. 특히 8월에는 평균 단가보다 높은 요금이 적용되는 5단계 이상(월 400㎾h이상 사용) 사용 가구 비중이 전체의 23.1%에 이르는 등 4단계(월 300∼400㎾h 사용) 사용 가구 비중(24.1%)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사용량 증가로 인해 높은 누진 구간이 적용되면서 사용량 증가율보다 큰 폭으로 요금이 상승하면서 전력요금 폭탄 논란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현재 누진제는 주택용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이는 전력사용규모와 사용형태가 일정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산업용 등에는 누진제 대신
계절별ㆍ시간대별 차등요금제 등을 통해 전력수요 관리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업종별 특성에 따라 전력사용 규모와 사용형태가 크게 상이해 누진제 적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생산용 특성이 강한 산업용 전력과 달리 주택용 전력은 소비용 성격이 강해 서민층 보호와 고소득층 부담 능력을 고려해 누진제를 도입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강도 높은 누진제는 다른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특수한 것입니다.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단일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대만ㆍ일본ㆍ미국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누진단계 및 누진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각국이 해당 국가의 전력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누진제 적용 여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누진제 수준의 적정성 여부는 최근 전력수급이 어려운 국내 상황 등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중장기적으로 개편 필요성을
검토해 나가겠지만 연내에 누진제를 개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김상훈 의원(새누리당)이 올 여름 주택용 전력사용량을
분석해 누진제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조경태 의원(민주통합당)이 현재 6단계의 불합리한 누진제 전력요금 개선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국회에서는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에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화두가 될 전망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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