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전체 가구 수(2천161만2천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7.2%(1천19만8천가구)가 최소 1.5배에서 최대 11.7배 이상 비싼 전기료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구의 경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율 중 최상위 단계인 5, 6단계의 적용을 받은 가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 24일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용 전기 누진구간별 가구수 및 전기요금’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누진율 5, 6단계의 적용을 받았던 가구 수가 6월 6만가구에서 8월 40만2천가구로 무려 670%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전기 사용량 최상위 구간에 포함된 가구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낭비가구’가 아닌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전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높은 전력요금이 부과된 것을 두고 가정에서 전기를 더욱 아껴써야 한다고 주장만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주택용 전기 누진율 체계에 따르면 ㎾h(킬로와트시)당 1단계(100㎾h)는 57.9원, 2단계(101㎾h∼200㎾h)는 120원, 3단계(201㎾h∼300㎾h)는 177.4원으로 3단계까지 100원대를 적용하고 4단계(301㎾h∼400㎾h) 267.8원, 5단계(401㎾h∼500㎾h) 398.7원, 6단계(500㎾h 이상) 677.3원으로 최대 11.7배까지 비싸지는 구조다.

김 의원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올해와 같은 더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전력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주택용 전기요금의 현실화와 누진율의 개편은 이제 당위성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전국에서 가장 더운 대구에서 사는 시민들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었던 결과가 전력 요금 폭탄으로 돌아왔다는 점이 정말 유감스럽다”며 “전력요금의 의미를 이제는 삶의 질을 제고하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