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우리나라 전체 가구 두 곳 중 한 곳이 전체 6단계인 전기료 누진 구간 중 전기료가 비싼 상위 3개 구간(4~6구간)에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상훈(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용 전기 누진구간별 가구수 및 전기요금’ 자료에는 올해 8월 기준으로 전체 2만1612가구 중 47.2%(1만198가구)가 전기료 4~6구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는 월별 전기 사용량에 따라 ㎾h당 적용되는 전기료가 달라 1구간(100㎾h 이하) 57.9원, 2구간(101~200㎾h) 120원, 3구간(201~300㎾h) 177.4원으로 100원대 전기료가 적용되며, 4구간(301~400㎾h) 267.8원, 5구간(401~500㎾h) 398.7원, 6구간(500㎾h 이상) 677.3원이 적용된다. 전기요금 단가가 가장 비싼 6단계에서는 요금 단가가 kwh당 677.3원으로 가장 싼 1단계(57.9원)보다 11.7배 비싸다.

이 신문에 따르면 4~6구간에 포함된 가구 비율은 지난 6월 26.8%였고 7월에도 28.5%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다가,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 8월에 47.2%로 급증했다. 무더위 탓에 전기를 쓸 수밖에 없었던 ‘생계형 사용 가구’ 상당수가 전기사용량 증가로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방증이다.

전기료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에 더 비싼 전기요금을 매겨 절전을 유도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지만, 최근 대형 가전기기 보급이 늘고 폭염·강추위 등 이상기후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민층까지도 비싼 전기요금을 물게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가장 싼 1단계 전기요금 적용을 받는 가구 대부분이 1인 가구 혹은 비주거용 고객이며, 저소득층은 10%밖에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