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박원익 기자] 공기업 임직원이 비리를 저질러 파면 또는 해임되더라도 감액 없이 퇴직금을 받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국회지식경제위원회 소속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대구 서구)은 17일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의 임직원이 재직 중에 수뢰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퇴직급여를 감액해 지급하도록 하는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경부 산하 공기업 및 공공기관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퇴직금 지급내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비리 혐의로 퇴직한 11명에게 총 7억4000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6400만원의 퇴직금을 감액 없이 지급한 것.
한수원 외에도 한국석유관리원 2급 직원인 B씨가 지난해 뇌물 수수 혐의로 파면, 8100여만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중부발전에서 지난 2009년 배임수재와 금품수수로 해임된 C씨와 D씨도 각각 8800여만원, 8100여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지경위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5곳에서 지난 5년간 비리 혐의로 파면·해임된 23명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약 12억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자정능력을 상실한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상태”라며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공무원과 같이 퇴직금 감액 지급규정을 법률로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억대 연봉을 받는 공기업 직원들이 비리로 파면·해임되면서 수천 만원의 퇴직금을 고스란히 챙기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전혀 맞지 않다”며 “이번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 자정능력을 상실한 공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현재 직원 연봉 규정 상에 퇴직금을 제한하는 규정이 별도로 명기돼 있지 않다”면서 “향후 인사 규정을 개정할 때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개정하는 걸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법률 규정에 의해 퇴직금이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운영을 해왔던 것”이라며 “현재로썬 딱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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